"오빠가 성추행" 딸 4년간 방관한 母…법적 처벌 받는다

입력 2023-09-01 18:04   수정 2023-09-01 18:06


오빠에게 4년간 성추행을 당했다는 딸의 말을 듣고도 이를 방관한 친모가 처벌을 받게 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5단독 남인수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친딸인 B양이 '오빠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4년간 같은 주거지에 살도록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9세였던 2018년 잠을 자는 동안 오빠에게 처음 성추행을 당했다. 이어 2019년과 2021년에도 추행이 이어졌다. 참다못한 B양은 2021년 겨울 친모인 A씨에게 "오빠가 나쁜 짓을 하려고 했고 이미 유치원 때부터 띄엄띄엄 몇 번씩 (성추행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는 B양에게 "신고하지 말라. 한 번만 더 생각해봐라. 오빠도 엄마 자식이고 경찰에 알리면 일이 커진다"고 만류했다.

이에 B양은 "유치원 때부터 이러한 피해를 입어 같이 못 살겠다"며 분리를 호소했으나. 모친은 "네가 좀 더 커 기숙사 학교로 들어가라. 오빠도 곧 군대에 가니 2년만 기다려 보라"라고 말할 뿐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수사기관은 A씨가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피해아동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했다고 보고 사건을 재판에 넘겼다.

남 부장판사는 "반성하는 태도, 미필적 고의, 처벌불원, 초범, A씨의 나이·성행·환경, 범행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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